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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피크 차이나’의 허실





“2050년에는 중국에서 은퇴자 한 명을 부양할 수 있는 경제활동인구가 두 명에 그칠 것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교수와 마이클 베클리 터프츠대 교수가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라는 공동 저서에서 ‘피크 차이나(Peak China·중국 정점론)’라는 개념을 내놓으면서 제시한 논거 중 하나다. 두 사람은 경직된 규제 탓에 중국의 노동자 1인당 생산량이 정체 국면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또 지정학적 긴장으로 외국 기업의 ‘탈(脫)중국’ 행렬이 가속화하면서 중국 경제가 곧 성장의 정점에 도달해 미국을 결코 넘어설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중국이 202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실적치를 3%로 발표한 후 ‘피크 차이나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일본경제연구센터(JCER) 등은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 전략으로 미국을 추월해 세계를 주도하겠다는 ‘중국몽(中國夢)’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앞다퉈 내놓았다. 과거에도 ‘피크 차이나’와 유사한 중국 위기론은 종종 나왔다. 1991년 소련이 붕괴했을 때는 ‘중국 분열론’이, 2000년대 초에는 중국 금융 위기론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는 중앙 재정, 지방 채무, 그림자 금융 등의 복합 위기론이 제기됐다.



‘피크 차이나’가 가까워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8일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6%에서 5.4%로 낮췄다. JP모건과 UBS도 5.9%와 5.7%에서 5.5%와 5.2%로 전망치를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인구, 부동산 침체,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 지정학적인 긴장 등 중장기적 도전이 중국 성장 전망에서 더욱 중요해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미국 경제 조사 기관 콘퍼런스보드처럼 2031년 중국 GDP가 미국 GDP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본 정반대의 주장도 있다. 그래도 대중 수출 의존도가 20%가량인 한국은 피크 차이나의 쇼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중국의 한계와 실력을 꿰뚫어 보는 안목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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