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피우던 외국인 불법 체류자가 경찰관이 쏜 테이저건 한 방을 맞고 검거됐다.
검거 작전은 2인 1조를 이룬 남자 경찰관과 여자 경찰관이 피의자의 뒤로 돌아가 장봉과 테이저건 등의 무기류를 사용하면서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20일 경기남부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5시 9분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택가에서 "외국인이 싸운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관할인 선부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사건 피의자인 모로코인 A씨는 한손에는 흉기를, 또 다른 한손에는 양주병을 들고 난동을 피우는 상태였다.
여러 차례 투항 권고에도 A씨가 소란을 이어가자 상황이 심상찮다고 판단한 현장 경찰관들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인근의 와동파출소 소속 경찰관들까지 6명이 추가로 현장에 출동했다.
A씨와 대치하던 경찰관들은 안전한 검거를 위해 작전을 짰다.
작전은 다수의 경찰관이 A씨를 마주 보고 있는 동안 일부가 뒤로 돌아가 거리를 두고 무기류를 사용해 검거하자는 것이었다.
우선 6명의 남자 경찰관이 A씨와 대치하는 사이 와동파출소 소속 여경 고아라 경장과 남경 최민우 순경 등 2명은 A씨 몰래 그의 뒤로 돌아갔다.
이어 최 순경이 1.5ｍ 길이의 장봉을 사용해 A씨의 오른손을 내리쳤고, 고 경장은 장봉에 맞은 뒤 건물 안으로 달아나려던 A씨의 등 부위에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테이저건은 카트리지가 1발만 장전되며, 유효 사거리가 5~6ｍ에 불과해 단 한 번에 명중하지 못할 경우 재장전 및 대상자 겨냥을 아예 새로 해야 한다.
검거 작전 당시 고 경장이 발사한 테이저건은 A씨의 등 부위에 명중했고, A씨는 곧바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대치하던 경찰관들은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가 쓰러져 있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검거 과정에서 부상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조사 결과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확인된 A씨는 "모로코에 있는 형이 사망했다"며 "강제 출국을 당하고 싶어 이웃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한 뒤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A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박기성 경기남부경찰청 112 관리팀장은 "테이저건의 카트리지 1개 가격은 3~4만원 정도로, 1회 훈련에 큰 비용이 소요된다"며 "그러나 경기남부경찰은 현장 검거 능력 향상을 위해 2년 연속으로 7천800여명의 지역경찰관을 대상으로 테이저건 발사 훈련을 했고, 올해도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 경장과 최 순경에게는 안전한 검거 작전을 펼친 유공으로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현장 경찰관에 대한 피습 사건이 잇따르자 경찰관의 안전 확보를 위해 '동료안전 수호천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체포술 123명, 사격 92명, 전자충격기 62명 등의 전문 교관을 양성, 이들 교관이 동료에게 기술을 전수해 현장 경찰관이 부상 없이 법 집행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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