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청소기 등으로 여섯 살 아들을 멍이 들도록 때린 40대 엄마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그럼에도 아들은 수사 과정에서 “엄마가 벌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대구지법 형사11단독 김미란 판사는 아들을 때리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된 A씨(42)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 2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1월부터 4월 사이 자기 집에서 아들 B군(6)이 유튜브 영상물을 본다는 이유로 약 3∼4일마다 종이 막대기, 무선 청소기, 빗자루로 B군을 때려 골반과 등에 치료기일을 알 수 없는 멍이 들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해 4월 15일 한 버스정류장 앞 길에서 B군이 지나가는 자전거를 피하지 않는다며 B군 머리를 밀어 버스정류장 아크릴판에 부딪히게 하고 약 10분간 소리를 지른 혐의도 받았다.
A씨는 같은 해 1∼2월 아동학대를 의심한 같은 아파트 주민 등으로부터 모두 4차례에 걸쳐 112에 신고됐다. 버스정류장 근처에서는 한 목격자가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B군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거나 신문지를 말아 엉덩이 등을 때린 일이 있을 뿐이었다며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인했다.
B군은 수사기관에서 A씨에게서 자주 맞았다고 하면서도 "엄마가 벌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피해 사실을 줄여 말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범행 기간, 정도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재범 위험성도 낮지 않다”면서도 “피고인과 피해 아동 간 정서적 신뢰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이 피해 아동을 바르게 양육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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