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닷새 남겨둔 16일 기시다 후미오(사진)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중의원(하원)에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교도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불신임안이 제출되면 기시다 총리가 이에 맞서 중의원 해산을 선언할 가능성이 커져 일본 정국은 점점 조기 총선을 향해 가고 있다.
교도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이같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과 민영 방송 니혼테레비 등도 입헌민주당이 16일 내각불신임안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헌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당인 자민당·공명당 연정이 추진 중인 방위비 증액에 반대해왔으며 저출산 대책의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특히 방위비 증액을 위한 재원 확보 법안의 통과 여부를 지켜본 후 기시다 정권과의 대결 구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내각불신임안 제출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비 재원 확보 법안은 15일 참의원(상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표결을 거쳐 가결됐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찬성했으며 입헌민주당과 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공산당 등 야당은 반대했다. 자민당·공명당은 법안을 16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성소수자 이해증진법의 본회의 통과도 추진한다.
입헌민주당이 내각불신임안을 올리면 기시다 총리는 이를 명분으로 삼아 중의원 해산을 선언할 공산이 크다. 그는 이달 13일 기자회견에서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 여부에 대해 “정세를 잘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하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나가쓰마 아키라 입헌민주당 정조회장은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할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한다고 해도 분명한 이유가 없다면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한때 절반을 넘었으나 장남이 총리공관에서 사적 파티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고 일본판 주민등록증인 ‘마이넘버카드’에 대한 문제가 속출하며 다소 하락세를 보였다. NHK방송과 아사히TV가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각각 43%, 36.9%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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