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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빛보다 빠른' 영웅 앞세워 새로운 세계관 활짝 열다

[영화 '플래시']

코믹스 최초 스피드스터 히어로

시공간 초월한 '멀티버스' 도입

'원조 배트맨' 키튼 등장도 눈길

영화 '플래시' 스틸컷.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미국 히어로계의 양대 강자, DC가 돌아왔다. DC 확장 유니버스(DCEU)의 마지막을 장식한 빛보다 빠른 영웅 ‘플래시’는 속도만큼이나 깔끔하게 세계관과의 작별인사에 성공했다.

플래시(에즈라 밀러)는 코믹스 사상 최초로 등장한 스피드스터 히어로(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히어로)다. DCEU 영화 ‘저스티스 리그’로 처음 등장한 그는 진중한 히어로들 사이 막내 역할을 맡으며 재기발랄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숨겨진 가족사가 등장한다.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누명을 통해 DC 히어로에 빠질 수 없는 비극적인 면모도 강조된다.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는 시간을 돌리려 한다.

아직 한국 관객에게 스피드스터 히어로는 마블 캐릭터이자 ‘엑스맨: 데이즈 오브 더 퓨처 패스트’와 ‘어벤저스 2’에 등장하는 ‘퀵 실버’ 유명하다. 스피드스터 히어로의 세계에서 속도는 곧 창조적 액션이다. 앞서 엑스맨에서 배우 에반 피터스가 연기한 퀵 실버가 느리게 움직이는 주변 인물들 사이를 빠르게 달리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조답게, 이번 영화 ‘플래시’의 액션은 앞선 스피드스터 히어로와는 다른 새로움을 자아낸다. 영화 초반 아기를 구하기 위해 벌어지는 시퀀스는 키치한 인상을 선사한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설정을 가져와 멀티버스 설정을 도입하기도 했는데, 플래시가 시공간을 초월하면서 빚어내는 상상력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최근 히어로 영화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멀티버스 설정이지만, DC의 복잡한 세계관을 정리하는 해결사가 됐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을 도맡으며 탄생한 DCEU는 연이은 흥행 실패로 고전을 겪었다. 이후 잭 스나이더 감독이 하차한 끝에 지난해 11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연출을 맡았던 제임스 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제임스 건 감독은 1월 기자회견을 통해 DCEU를 리부트하고 DC 유니버스(DCU)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플래시는 DCEU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영화 '플래시' 스틸컷.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기존 ‘슈퍼맨’ 역의 헨리 카빌이 공식적으로 하차하는 등 DCEU와 DCU의 연관성을 두고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플래시’ 속 멀티버스는 설정을 연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멀티버스 설정 덕분에 팀 버튼 감독의 시리즈 ‘배트맨’의 배우 마이클 키튼도 반가운 모습을 드러낸다. 키튼의 무게감 있는 연기가 ‘원조’ 배트맨으로서의 향수를 자극한다. 최근 각종 기행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에즈라 밀러는 또다른 멀티버스 속 플래시로도 등장해 1인 2역을 연기한다. 슈퍼맨 대신 등장한 크립톤인 ‘슈퍼걸(사샤 카예)’이 선사하는 DCEU 특유의 묵직한 한 방도 기대해볼 만하다. 러닝타임 144분.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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