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교수직에서 파면하기로 결정했다. 2020년 조 전 장관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소 기소돼 직위해제된 지 약 3년 5개월 만에 내려진 조치다. 이 같은 결정에 조 전 장관 측은 “성급하고 과도한 조치”라며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서울대는 13일 교원징계위원회를 열고 조 전 장관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에서 파면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교원 징계 규정에 따르면 교원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그 밖에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총장은 학내 교원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
앞서 서울대는 2019년 12월 조 전 장관이 불구속 기소된 지 1개월 만에 직위해제 조치를 내렸으나 징계 절차를 미뤄왔다. 당시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공소 사실만으로는 혐의 내용 입증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지난해 7월 징계 의결을 뒤늦게 요구했다. 이에 교육부가 지난해 8월 서울대에 전임 오 총장의 경징계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직위해제 이후에도 줄곧 급여를 받은 사실도 논란이 됐다. 작년 10월까지 8000만 원 넘는 급여를 받았다. 서울대는 국가공무원법과 교원 보수 규정에 따라 직위해제된 교원에게 첫 3개월간 월급의 50%를, 그 이후에는 30%를 지급한다.
조 전 장관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이 파면이라는 중징계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올해 2월 자녀 입시 비리와 딸의 장학금 명목 600만 원 수수 혐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 측은 항소에 나섰지만 서울대는 조 전 장관을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회부 사유는 △조 전 장관 딸의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수수 △사모펀드 운용현황보고서 증거위조 교사 △PC 하드디스크 증거은닉교사다.
이날 조 전 장관 측은 페이스북에 입장을 내고 크게 반발했다. 조 전 장관 측은 1심 판결 이후 서울대가 징계 절차에 돌입하자 항소심 결론이 날 때까지 판단을 보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입장문에서 “조 전 장관 딸에게 장학금을 준 지도교수 노환중 교수도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부산대는 2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 결정을 보류했다”며 “즉각 항소해 이번 결정의 부당함을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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