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이 이번 주 공개했던 ‘비전프로’에 대해 “혼자 소파에 앉아서 하는 기기로, 최소한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애플의 비전프로가 같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분야를 공략하지만 개인 간 상호작용에 주력하는 메타와는 가는 길이 다르다며 선을 그은 셈으로, 애플과의 경쟁에 부담을 느끼던 저커버그 CEO는 안도한 분위기다.
8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 등은 저커버그 CEO가 미국 실리콘밸리 멘로파크 본사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올핸즈 미팅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주 화제에 올랐던 애플의 비전프로에 대해 “메타가 가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보여주지 않았다. 최소한 내가 원하는 기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올핸즈 미팅은 메타가 팬데믹 이후 본사에서 개최한 첫 전체 회의였다.
참석한 직원들은 애플과 직접 경쟁하는 위치에 선 저커버그 CEO가 다소 안심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의 자신감은 애플의 비전프로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타의 AR·VR 헤드셋 ‘메타 퀘스트’는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개인 간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메타 퀘스트는 무언가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가까운 감각을 느끼는 데 초점을 둔 ‘소셜용 기기’”라며 “반면 애플이 보여준 방식은 달랐다”고 전했다. 또 그는 “우리는 제품 시연을 통해 혼자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만 봤는데 이 방식도 미래 컴퓨팅의 한 비전일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저커버그 CEO는 애플의 비전프로가 높은 가격대 때문에 흥행할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메타에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메타가 새로 출시한 퀘스트3가 499달러임에 반해 비전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에 달한다”며 메타가 더 대중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메타는 이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대표 서비스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전방위적으로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고객은 텍스트 지시를 통해 사진을 수정하고 이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릴 수 있다. 또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서로 다른 성격과 톤을 가진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들을 맞춤형으로 돕는 기능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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