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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 정유정 또래 여성 살해…‘명문대’ 신분 탈취 노렸나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과외 앱(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명문대 학생이었던 피해자의 신분을 훔치기 위해 이 같은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유정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5년간 별다른 직업 없이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며 사실상 ‘은둔형 외톨이’로 생활해왔다. 정유정은 폐쇄적인 성격으로 평소 사회적 유대 관계가 전혀 없었으며, 집에서 범죄 관련 소설이나 온라인 콘텐츠를 즐겨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범행 직전까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유정의 할아버지는 1일 MBC에 “(손녀가) 다음 달 공무원 필기시험이 있다. 독서실, 도서관 이런 데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상상도 안 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손녀를 잘못 키운 죄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유족들한테 백배 사죄하고 싶다. 내 심정이 그렇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피의자 정유정(23). 부산경찰청 제공




이웃들은 평소 말 없고 조용한 성격이던 정유정이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정유정이 범행 대상을 고학력 대학생이 포진한 과외 앱에서 찾은 것에 주목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의 신분 탈취(를 위한 범행이었을 것으로 의심된다)”며 “피해자는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과외 교사였다. (정유정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여성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훔치려고 했던 것 같다”고 MBC에 설명했다.

경찰은 정유정에 대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심리상담을 진행한 데 이어 반사회적 인격장애, 사이코패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집에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유정은 과외 앱에서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행세를 하며 피해 여성에게 연락했다. 범행 당일에는 중고로 교복을 구해 입고 피해자를 찾아갔다.

A씨의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버리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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