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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트리' 신일도 법정관리行…중견건설사 줄도산 우려

지방 미분양 쌓이면서 공사비 부담 커져

미수금 많은 협력업체들 연쇄 부도 우려도

배산 신일 해피트리 투시도




'해피트리' 브랜드로 잘 알려진 신일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해 부도 처리된 우석건설과 동원건설산업, 올해 범현대가의 HN Inc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인 대창기업에 이어 신일까지 중견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1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신일은 지난달 31일 밤 서울회생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했다.

신일은 전북 전주시를 본점 소재시를 둔 39년 업력의 중견 건설사다. 현재 전국에 △제주중문신일해피트리 △제주시신일해피트리 △더힐완주이서신일해피트리 △제주외도신일해피트리 △여의도신일해피트리&(오피스텔) △방배신일해피트리 △울산온양발리신일해피트리 등 7여곳의 사업장을 시공하고 있다.



신일이 돌연 법인회생을 신청한 것은 미분양에 따른 공사비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신일 사업장 중 하나인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울산 온양발리 신일해피트리'는 지난 4월 일반분양에서 93가구 모집에 6명이 신청해 대거 미분양이 났다. 예상했던 분양대금이 들어오지 않자 신일은 시멘트와 건자재업체 등 협력업체들에게 대금을 지불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공사가 일시 중단되자 애가 타던 조합원들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일부 지급하기도 했다. 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기존 미수채권들이 회생채권으로 묶여 대금을 지불받기 어려워진다"며 "건자재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영세한 경우가 많은데 미수금이 쌓이면서 연쇄 부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신일에 대해 일주일 내 보존 처분이나 포괄적 금지 명령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대표자 심문을 거쳐 한 달 내 회생절차에 돌입한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올해 건설사들의 회생 절차가 많은 편"이라며 "최대한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하도급자나 인부 급료 등 시급한 회생채권은 우선 변제할 수 있도록 일부 편의를 봐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2월 전국 미분양 주택 물량은 7만5438가구로 2012년 11월(7만6319가구) 이후 10년 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3월 7만2104호 △4월 7만1365호로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청약자가 늘었다기보다는 전체적인 분양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더 컸다.

특히 공사가 모두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한 '악성 미분양' 물량이 늘었다. 4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8716호로 2021년 6월(9008호)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부동산금융 시장의 한 관계자는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도산이 잇따르면서 시장에 일종의 '포비아(공포)'가 올 수 있다"며 "분양대금도 안들어오는데 시장 자금 조달까지 어려워지면 아무리 우량한 시공사라도 자체자금으로 공사를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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