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이스라엘식’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당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에 대항할 수 있는 군사력을 쥐여주겠다는 취지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WSJ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협정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무기와 선진 기술 이전이 주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방식은 이스라엘이 나토 회원국이 아님에도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군사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식 안전보장으로 불린다. 소식통에 따르면 7월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식 안보 협정이 논의될 예정이며 정상회의 이후 승인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주요 보증인이 되는 협정의 원칙적 내용에 프랑스·독일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9월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과 이스라엘식 안전보장 방안을 설계한 후 10월에 이를 ‘키이우 안보 협정’이라는 명칭으로 서방에 제안했다. 당시만 해도 과한 요구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스라엘식 안보 협정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두다 대통령은 “러시아는 시간이 흐르고 서방의 피로가 쌓여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식 안전보장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의미하지는 않는 만큼 러시아와 나토 간의 직접적 분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고려됐다.
다만 미국 관리들은 협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동맹국, 파트너 국가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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