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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칼럼]G7의 中 경제강압 공동 대응 작동할까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사진 설명




지난 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신냉전 체제에서의 경제안보 강화에 논의의 초점이 모인 것으로 평가된다. 40페이지로 구성된 정상회의 선언문(Communique)의 방대한 내용은 글로벌 이슈와 대중국 이슈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및 대러시아 제재 국제공조 강화,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 기후변화 대응,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 식량안보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 개선, 개도국 인프라(PGII) 지원, 미래 팬데믹 대응 등은 글로벌 이슈로 볼 수 있다. 회의에 앞서 미국과 일본은 중국 문제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도출할 것임을 시사했으나, 선언문에는 중국을 억제(Containment)와 협력의 파트너로 설정함으로써 과거에 비해 약간 달라진 대중국 정책을 시사했다. 비시장 경제관행 근절, 경제강압(economic coercion) 공동대응, 힘에 의한 현상 변경 금지, 수출통제체제 강화, ‘자유롭고 개방된(Free and Open)’ 인도·태평양 협력 등 경제안보와 직결된 사항에 대해서는 강경한 대응책을 제시하면서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또 기후변화 대응, 무역확대와 경제발전 등에서는 중국과의 공존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와 협력을 언급했다. 필요한 이슈에 한정해 중국과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정상회의 선언문의 상당 부분은 지난해와 유사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경제안보 분야의 합의사항이 많았다. 경제 회복력과 경제안보를 전 세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중국이)경제적 취약성을 악용하는데 대한 최선의 보호 수단이라고 평가하고, 전략적 종속성과 시스템 취약성을 악화시키고 국제무역질서를 훼손할 수 있는 비시장 정책과 관행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G7 국가들은 다짐했다. 첨단기술이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군사 역량 강화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과 이중용도 상품 및 기술에 대한 효과적이고 책임 있는 수출통제제도의 강화도 약속했다.



17일자 파이낸셜타임즈(FT)는 ‘G7 주최국 일본, 중국 위협에 단결 모색, 중국의 도전에 공동 대응할 선진국 경제의 능력 시험’이라는 제목하에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중국의 경제강압 공동대응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지난해 독일 엘마우에서의 G7 결의를 바탕으로 경제강압에 대한 공동 평가·대비·억제 및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강압에 대한 조정 플랫폼’을 신설하기로 G7 정상들은 합의했다.

이번 G7 정상회의의 최대 성과는 경제강압 조정 플랫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 적지 않다. 미국·일본과 EU 간에 입장 차이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의장국인 일본은 미국과 입장을 같이 하나, 경제논리에 더 기울어 있는 유럽국가들은 G7이 반중국 클럽화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강경한 어조로 G7의 반중국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당장 독일·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최근 들어 미국의 대중국 견제정책에 공조하는듯 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을 대표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중국에 대해 ‘디커플링’(탈동조화)보다는 ‘디리스킹’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미국마저 디커플링 대신 디리스킹으로 대중국 정책기조를 바꾸고 있다.

대중국 관계 관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G7의 경제강압 조정 플랫폼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G7이 플랫폼 설치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실제 운영에는 적지 않은 애로가 있어 보이기에 현재로서는 디리스킹 차원에서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중국과의 교역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정책을 디리스킹의 한 축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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