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하얗게 사위어가는 새벽, 119에 세 차례 전화를 건 신고자가 아무 말 없자 위기를 직감한 상황 요원의 대처로 부상자를 구조한 사실이 전해졌다.
19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6분 경기도 119종합상황실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는 정체 불명의 '지지직' 소리만 들렸다. 상황 요원인 최민승 소방교의 질문에도 신고자는 일절 답이 없었다.
이처럼 아리송한 신고가 세 차례나 이어지자 최 소방교는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마찬가지로 응답이 없었다. 위급 상황이라고 판단한 그는 위치를 추적해 경기 광주시로 출동 지령을 내렸다.
구급대는 주변 수색을 통해 신고 접수 20분 만인 오전 5시 26분 개울가에 전복된 트랙터 안에서 신고자인 60대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몰고 가던 트랙터가 개울가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허리를 크게 다쳐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119에 신고해 도움을 청하려 했으나 휴대전화가 물에 빠진 탓에 정상적인 통화가 어려운 상태였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호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무응답 신고 사례와 같은 다양한 상황별 대처 방법을 공유해 앞으로도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에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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