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맞아 아이를 직접 카네이션으로 꾸미는 ‘인간 카네이션’ 등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 보육교사가 이러한 선물이 감동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예쁜 쓰레기’라고 언급해 논란이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승의 날에 인간 꽃 만들어서 등원시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저는 보육 교사로 2년 일하다가 적성에 안 맞아 그만둔 지 3개월 된 20대 미혼 여성”이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A씨가 속한 단체 채팅방에는 아이를 둔 친구가 둘 있는데, 그 중 한 친구가 스승의 날 선생님 이벤트라며 ‘선생님 선물은 저예요’라는 글씨가 쓰인 카네이션 머리띠를 쓴 아이의 사진을 보냈다. 그걸 본 또 다른 유부녀 친구는 대왕 카네이션을 만들겠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두 친구에게 “아이를 좋아하는 선생님이라면 감동일 수도 (있다)”라면서도 “나 같은 선생님이라면 안 좋아할 거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아이는 엄마한테나 선물이지 선생님에게 선물이 되겠냐”며 “좋아해 주는 척하는 것도 노동 강요”라고 덧붙였다.
또 A씨는 “대왕 카네이션은 어차피 ‘예쁜 쓰레기’다. 그냥 아이들에게 스승의 날 설명해 주고, 내일만큼은 말썽 피우지 말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일러 줘라”라며 “저런 것보다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아기 잘 보살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전해드리는 게 더 보람차고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 말을 쓰고 난 뒤 두 친구가 난리가 났다”며 “저 같은 선생님도 있을 수 있다. 저는 단칼에 그만두었지만 생계를 위해 적성에 안 맞음에도 일하는 동기들도 몇몇 보았기에 욕을 먹지 말라는 차원에서 말한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고로 하원 시 아이에게 ‘선생님을 안아 드려라’, ‘선생님께 윙크해 드려라’ 등을 시키는 학부모가 계셨다”며 “이런 행위를 당하면서 예쁜 척, 좋은 척하는 게 끔찍할 만큼 싫었고 이 일화는 친구들도 알고 있다. 정말로 카네이션, 인간 화환, 인간 꽃 등이 선생님에게 ‘힐링 이벤트’가 될 것으로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몇몇 누리꾼들은 A씨의 의견에 공감했다. 누리꾼들은 “단호하게 말씀드리는데 (그런 이벤트는) 힐링되지 않는다”, “아이들 머리에 장식 달아서 사진 찍고 들여보내는 것 보고 선생님들 일을 왜 만들어 주는 건지 생각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A씨의 표현이 과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모든 사람이 내 아이를 예뻐할 거라고 생각하는 극성스러운 엄마들 꼴불견이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저렇게 말할 필요는 없었다”, “A씨는 보육교사 그만두길 잘했다”, “스승의 날이라고 그 나이에 맞는 이벤트를 한 것 뿐인데 그게 그렇게 싫냐”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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