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법원이 여성을 성폭행한 트랜스여성(출생 시 남성이었으나 성 정체성은 여성인 사람)을 남성 교도소에 수감하라고 판결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렉시-로즈 크로퍼드(24)는 지난 2019년 4월 피해 여성 A씨를 성폭행 한 혐의로 징역 9년을 살게 됐다.
브리스톨 형사법원은 전날 크로퍼드에게 강간혐의로 징역 9년을, 성폭행 혐의로 징역 6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하고 남성 교도소에서 복역하도록 했다. 영국에서는 각 범죄사실마다 형을 선고하는데 법관에 따라 누적·동시 집행 여부가 달라진다. 누적형으로 집행될 경우 크로퍼드는 15년 6개월을 복역해야 하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동시 집행이 적용됐다.
아울러 재판부는 크로퍼드에게 피해자 접근 금지 명령과 함께 성범죄자 신상공개 명령을 내렸다.
올해 24세인 크로퍼드는 지난 2017년 15세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4년형을 복역한 바 있다. 그는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퍼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A씨와 친구 사이로 지내다가 게임을 같이 하겠다며 A씨 집에 찾아간 뒤 성폭행을 저질렀다.
크로퍼드 측 변호인은 크로퍼드가 정서불안성격장애와 자폐증, 성별불쾌감을 진단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범행 당시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기억이 나든 안나든 가해자가 피해자의 거부와 저항을 무시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 명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크로퍼드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이후에도 자신의 성별을 여성이라고 내세우며 취약한 상대를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재판부는 적시했다.
영국 정부는 올해 2월부터 성전환 여성이 성범죄를 저질렀거나 남성 신체를 가졌다면 여성 교도소에 수감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트랜스여성 자라 제이드가 파트너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결박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남성 교도소에 수감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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