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활용이 늘면서 글로벌 고용 시장이 격변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존 일자리의 25%가량이 변화를 겪고 14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4월 30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AI, 디지털화, 에너지 전환 등으로 2027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의 4분의 1가량이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기간 690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지만 사라지는 일자리도 8300만 개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45개국, 80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75%는 ‘향후 5년 내 AI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매표소 직원, 데이터 입력, 회계 등 기록 보관 및 관리 직종을 중심으로 최대 260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신기술 도입이 반드시 부정적인 변화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빅데이터 분석, 사이버 보안 분야 등에서는 앞으로 5년간 고용이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WEF는 AI 도입으로 노동시장에 중대한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도 “다만 특정 분야의 고용 확대를 동력으로 향후 5년간 신기술의 영향은 대체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자동화 속도는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0년 조사에서는 2025년까지 업무의 47%가량이 AI 등의 도입으로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조사에는 ‘2027년까지 42%’로 낮아졌다. 현재는 전체 업무의 34% 정도가 자동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WEF는 “챗GPT 같은 생성형AI의 출현이 추론·의사소통 등 다양한 역할을 대체하고 자동화해 고용시장에 뚜렷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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