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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도련선





“광활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 같은 두 대국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3월 취임 이후 한 달 만에 중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이같이 주장했다. 겉으로는 양국의 상호 존중을 강조한 것 같지만 중국이 미국과 함께 태평양을 양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말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그 뒤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미국 고위 인사들 앞에서 수차례 유사한 언급을 했다. 해양 패권에 강한 집착을 보이면서 공세적 태도를 취한 것이다.

시 주석의 태평양 양분론 공세는 중국의 ‘도련선(島鏈線·Island Chain)’ 전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1982년 인민해방군 해군사령관인 류화칭이 중국 인근의 섬을 사슬처럼 이어 만든 가상의 선이다. 중국은 세 개의 도련선 전략으로 해양 진출을 꾀하면서 미 해군의 활동을 억제해 태평양 패권도 차지하겠다는 팽창주의 본색을 드러냈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제2도련선까지 공개했다. 1도련선은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말라카해협을, 2도련선은 일본 동부에서 필리핀 사이판과 괌·팔라우를 연결한 것이다. 3도련선은 알류샨열도와 하와이·뉴질랜드 일대를 연결한 것으로 태평양을 미국과 반분해 장악하겠다는 노림수에 따라 설정됐다. 중국은 1·2도련선 장악을 위해 H-폭격기와 대형 구축함, 잠수함 등을 건조했다. 또 3도련선을 겨냥해 2035년까지 총 6척의 항공모함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중국의 권위주의적 확장 야망은 1도련선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이 2025년이나 2027년·2035년쯤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도 북한이나 주변 강국의 공격 위협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주권과 영토를 지키고 평화 체제를 만들려면 압도적인 군사력을 확보하고 싸울 의지를 가져야 한다. 또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안보 동맹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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