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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15일 “미국은 전쟁을 부추기기를 그만두고 평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생각이 비슷한(like-minded)’ 국가들의 모임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평화적 해법을 찾을 의지가 있는 국가들의 그룹 구성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방중 기간 농업·교육·보건·금융·통신 등 20개 이상의 양자 협정을 선물로 받은 룰라 대통령의 ‘립서비스’에 가까워 보인다.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그는 ‘미국 1강’ 체제에 맞선 다자주의 강화를 강조했다.

반면 14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베이징에서 만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국과 ‘생각이 다른’ 발언을 쏟아냈다. 베어보크 장관은 이날 양자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침략자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하도록 하는 요구는 왜 중국의 입장에 포함되지 않는지 궁금하다”며 돌직구를 날렸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현상 변경은 우리 유럽인들에게 용납될 수 없다”며 중국의 호전성을 직격했다. 베어보크 장관의 거침없는 발언에 중국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이끄는 친 부장조차 “중국은 서방의 ‘큰 스승’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짜증 냈을 뿐 변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룰라 대통령의 주장은 망상에 가깝다. 평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중러 간 군사적 밀착이기 때문이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은 16일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관계는 냉전 때의 군사·정치적 연합 체제를 능가한다”면서 군사적 일심동체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러는) 군사기술 분야에서 협조하고 있으며 합동훈련도 실시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관점은 중국의 러시아 편들기 탓에 평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베어보크 장관이 맞고 룰라 대통령은 틀리다. 중국과 이웃한 우리는 안보 측면에서 단 한순간도 중국의 호전성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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