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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수요일] 화신花信

홍사성


무금선원 뜰 앞 늙은 느티나무가

올해도 새순 피워 편지를 보내왔다

내용인즉 별것은 없고

세월 밖에서는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말만 다를 뿐 같은 것이라는 말씀

그러니 가슴에 맺힌

결석 같은 것은 다 버리고

꽃도 보고 바람 소리도 들으며

쉬엄쉬엄 쉬면서 살아가란다

유금선원 뜰 앞 젊은 느티나무가 답장을 보내왔다. ‘세월 안에서는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모두 일대사입니다. 말이 다르니 삶도 다릅니다.’ 무금선원 늙은 느티나무가 편지를 읽으며 웃는다. ‘젊음의 근시는 현미경과 같고, 늙음의 원시는 망원경과 같구나.’ 현미경으로 우주를 보기 어렵고, 망원경으로 원자를 보기도 어렵다. 젊은이는 맺힌 힘으로 달리고, 늙은이는 쉰 힘으로 걷는다. 느티나무 꽃을 본 사람은 드무나, 한 해도 피우지 않은 적은 없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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