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최대 화제작 ‘카지노’가 22일 호불호가 크게 갈릴만 한 충격적 엔딩 속에 막을 내렸다. 온라인 상에서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재림”이라는 악평과 함께 “악인들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호평 또한 나오고 있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주인공 차무식 역의 배우 최민식은 “화무십일홍이라는 대사처럼, 꽃잎이 떨어지듯 차무식이 퇴장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욕망의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우리 작품의 주제”라고 말했다.
1997년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한 최민식은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영화와 달리 너무 많은 분량에 힘겨워하는 모습이 연기에 드러나기도 했다. 결말부에서 작품의 복선을 다 회수하지 못한 데에 대해서 “서사를 다이어트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했다”며 “강윤성 감독도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이동휘도 “결말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공감하는 부분이 있고 나도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최익현에 이어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대중들의 평이다. 30대부터 60대까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그는 “차무식 연기의 중심은 악의 평범성"이라며 “가장 평범한 사람도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인간의 다중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카지노는 디즈니플러스의 성공적인 구원투수였다. 지난해 11월 171만 명이었던 디즈니플러스의 모바일인덱스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카지노가 본궤도에 올라선 올해 1월 217만 명까지 크게 늘었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최민식은 “서양 느와르를 흉내내지 않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리얼리티와 연기 앙상블 덕분에 인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넷플릭스도 잘 안 봤었다”는 최민식은 극장과 영화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카지노도 극장에서 보니까 사운드도 디테일도 더 좋았다”라며 “극장 문화가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단 좋은 콘텐츠가 극장에 걸리면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최근 차기작 영화 ‘파묘’의 촬영을 마쳤다. 매니저와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 중인 그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나고 좋다”며 “인생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상태”라고 웃으며 말했다.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잠시 쉬어 갈 예정이지만 앞으로의 계획도 함께 고민 중이다. “아직도 연기 욕심이 많습니다. 영화가 우선이지만 OTT 제안이 오면 또 할 수도 있고, 어른스러운 휴먼 스토리와 로맨스도 찍어 보고 싶어요. 격정 로맨스도 좋습니다. 다시 연극 무대에 설 준비도 서두르지 않고 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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