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정치권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그간 건설 현장 채용 강요, 금품 요구 등 ‘건폭’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으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관한 강제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향한 경찰의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와 경기 성남시 경기도건설지부 사무실 등 10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 수색 대상에는 김 모 수도권북부지역본부장 등 노조 간부들의 주거지도 포함됐다.
경찰은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19년 12월 노조가 조합원들을 통해 당시 민중당(현 진보당)에 약 6500만 원의 후원금을 보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은 노조가 개별 조합원들에게 현금을 걷은 뒤 이를 모아 단체 후원금 명목으로 민중당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진보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은 현재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다른 정당에도 불법 정치자금이 흘러들어 갔다는 정황이 확인될 경우 수사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압수 수색은 최근 경찰이 민주노총에 대해 수사를 벌이던 ‘건설 현장 불법행위’ 관련 혐의와는 다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올해 6월 25일까지 건설 현장 불법행위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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