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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속이고 美고교 입학한 29세 한인 무죄 주장…"외로웠다"

미국 뉴저지주 뉴브런즈윅의 한 고교. 사진=구글지도 캡처·연합뉴스




미국에서 나이를 위조한 서류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29세의 한인 여성이 무죄를 주장했다. 외로웠고, 고교 시절 느꼈던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당시로) 돌아가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뉴브런즈윅 미들섹스 카운티 고등법원에서 문서를 위조해 허위로 입학한 혐의를 받는 한인 여성 신모씨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신씨 변호인단은 “이 모든 사건은 의뢰인이 안전하고 환영받는 환경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벌어졌을 뿐, 다른 것은 전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의뢰인의 행동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신씨에게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들이 있다. 먼저 오랫동안 집(한국)을 떠나 있었고, 최근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또 “가족과 떨어져 다른 나라에 거주하고 있고, 몇 가지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며 최근 이혼의 아픔을 겪은 점, 임대료가 약 2만 달러(약 2518만 원) 연체돼 집주인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점 등을 배경으로 들었다.

그러면서 “초범인 신씨가 보호관찰 기간을 거쳐 형사 기록을 삭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신청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며 “신씨가 미국 시민권자는 아니지만,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 신씨는 사건이 마무리되면 한국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유죄 인정 시 징역 최대 5년 형이 가능하다.

앞서 신씨는 지난 1월 뉴브런즈윅 고등학교에 가짜 출생증명서를 제출해 자신의 나이를 15세라고 속이고 해당 학교에 등록했다. 이후 나흘간 학교에 다니던 신씨는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이 기간 동안 그는 학생들과 어울리며 학교 수업에도 일부 참여했다.

또 신씨는 학생들에게 밖에서 만나자고도 했는데 신씨의 이 같은 행동에 범행 동기에 대한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신씨가 어린 학생을 불법적인 성매매 등에 끌어들이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한 학생은 “신씨가 몇몇 급우들에게 ‘같이 놀자’고 문자를 보냈으나 아무도 나가지 않았다”며 “만약 나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 무섭다”고 전했다.

신씨는 뉴브런즈윅 고교에서 3마일(약 5㎞)쯤 떨어진 러트거즈대학 인근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이 끝난 뒤 신씨는 “지금으로서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신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15일로 예정되어 있다.

한편 신씨는 매사추세츠 소재 기숙학교에 입하하기 위해 16살 때 처음 미국에 건너왔다. 이후 뉴저지주 주립 럿거스대학교에서 정치학과 중어중문학 학위를 취득했다. 신씨는 2017년에 장학생으로 뽑히기도 했다. 럿거스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장학생 소개에는 신씨가 직접 작성한 자기소개가 올라와 있다. 그는 “저는 매우 조용하고 내성적인 편이지만, 편안해지면서 마음을 열고 많은 이야기를 한다”며 “명상을 좋아하고 아무도 없을 때 노래를 부른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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