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국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적용하려 시도하면 핵으로 맞서겠다고 위협했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철수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에 대한 핵 포기 강요는 곧 선전포고”라며 “그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CVID를 적용해보려 든다면 핵무력 정책 법령에 따라 단호하게 처리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CVID를 역설했다. 지난달부터 안보리 의장성명 재추진에 나선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도 모든 이사국의 의장성명 동참을 요구하는 등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안보리의 공식대응을 촉구했는데 조 국장은 이를 문제 삼았다.
조 국장은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오늘도 국제사회는 20년 전 이라크를 침공해 수십만 명의 민간인들을 대량 학살하고 중동 지역을 전란에 몰아넣은 미국의 반인륜적 범죄 행위를 분노와 고통 속에 새겨보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 인권을 지적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일 토마스 그린필드가 이제라도 자중 자숙하지 않고 계속 악의적인 언행을 일삼는다면 ‘악의 제국’의 앞잡이로서 제일 선참으로 정의의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유엔 무대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모의판을 벌려놓을수록 시대착오적이고 비현실적이며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미국식 외교의 실패상을 세계 면전에 드러내놓을 뿐”이라 강조했다.
북한은 19일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와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 조철수 국장 등이 잇달아 성명과 담화를 쏟아내며 안보리의 북한 인권 관련 협의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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