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온몸 멍든 채 숨진 인천 초등학생의 몸에는 상처가 232개나 있었다는 부검감정서 내용이 공개됐다.
20일 친모 A씨가 공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숨진 초등생 B(12)군의 양쪽 다리에서는 232개의 상처와 흉터, 딱지 등이 발견됐다. 또 다른 신체 부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둔력이 작용하면서 손상이 축적되는 등 학대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A씨는 부검감정서에 포함된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토대로 “B군의 친부와 계모는 아이를 기아 수준으로 굶기고 4~16시간씩 의자에 묶어뒀다”며 “상습적인 폭행과 함께 새벽에도 잠을 재우지 않고 폐쇄회로(CC)TV 스피커로 성경을 쓰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B군만 방에 감금하고 며칠간 여행을 가거나, 아이가 도망가지 못하게 집 내·외부에 CCTV를 설치했다”며 “친부도 아이에게 폭언과 체벌을 하고 발로 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6학년 초등생이 새 학기도 시작해 보지 못한 채 지속된 학대 속에 한 줌의 재가 됐다”면서 “굶주림과 아픔을 모두 인지할 수 있는 나이기에 그 고통을 가늠조차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또 친모 A씨는 이날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아동학대와 방임 방조죄로 기소된 친부에게도 계모처럼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친부 또한 지속적인 폭행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공범이라고 생각하며 치사에 이르는 형벌을 받아야 하며 살해죄 적용으로 이 사회에서 더 큰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B군의 계모(43)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친부(40)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계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7일까지 9개월간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B군을 반복해서 때리는 등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친부는 지난해 1년 동안 B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친부와 계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훈육하려고 때린 적은 있다”면서도 “몸에 든 멍과 상처는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것”이라고 부인했다. 특히 계모는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며 “사망 당일 아이를 밀쳤더니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고 이들 부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보완 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계모가 B군의 허벅지를 연필로 찌르거나 B군의 눈을 가린 채 커튼 끈으로 의자에 묶어두는 등 22차례 학대한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먼저 확인된 계모의 학대 행위까지 더하면 모두 40여 차례다.
사망 당시 B군의 온몸에는 학대로 인해 생긴 상처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또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의 몸무게는 29.5㎏으로 또래 평균보다 15㎏ 넘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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