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의 전유물이었던 사모 자산 시장에 개인투자자의 진입이 늘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과 분산 투자 기회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다.
사모 자산 시장이 더욱 대중화하려면 혁신적인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새로운 펀드가 많아질수록 신규 투자자도 늘고 관련 시장도 지속 성장할 수 있다. 깊이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전문 운용 능력은 물론 개인의 접근성과 투자 안전장치를 고려한 기관의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사모 주식 투자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장기자산펀드(Long Term Asset Fund·LTAF)와 유럽의 장기투자펀드(European Long Term Investment Funds·ELTIF)가 대표적이다. 장기 비유동 자산에 주로 투자한다. 일반 투자자도 대체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모 시장의 투자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식과 부동산 위주였지만 최근 15년간 사모 채권이나 인프라 투자 등도 늘고 있다. 슈로더캐피탈은 새로운 투자처로 자연환경을 자본으로 인식하는 ‘자연 자본’과 디지털자산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털화되거나 토큰화된 자산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자산이 블록체인 사슬처럼 엮여 투자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규모 분할 투자를 쉽게 해 사모 시장 투자 단위 문제를 극복하고 자산 이전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사모 자산 투자 시장에 대중화와 디지털화가 결합하면 시장의 거래는 더욱 원활해지고 세분화할 것이다. 슈로더캐피탈은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사모 자산 시장이 5~10년 사이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 특히 개인 자금 비중이 매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 가능성과 혁신적인 흐름에 부합하는 더 많은 자본이 유입될 것이다.
실제로 개인들의 사모 자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확정기여형(DC) 연금을 통한 투자도 늘고 있다. 다만 수수료의 장벽이 있다. 확정기여형 연금 펀드는 단일 자산이 아닌 전체 포트폴리오 단위에 수수료 상한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는 공통 투자 방식으로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8~15%의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장기적인 성과를 내다보는 기관과 달리 대개 개인 고객은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 자금이 빠르게 투자되길 원한다. 이에 슈로더는 자산의 배분이 빠르게 집행되고 만기가 짧은 세컨더리 펀드와 공통 투자 상품의 제공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의 무엇보다 큰 과제는 개인투자자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산운용사는 고객이 자신의 투자 행위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사모 자산에 투자하는 대가로 일부 유동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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