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 중인 비대면 진료를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자율주행 로봇의 보도 통행도 연내 현실화해 로봇 배달·배송 등의 신산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일 경기도 판교 메타버스 허브센터에서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열고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헬스’ ‘로봇’ ‘메타버스’ 등 3대 신산업 규제 혁신안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기업 활력을 높이기 위한 규제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들을 지속 발굴해 철폐해야 하고, 관계 부처는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 방안을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규제혁신전략회의는 윤석열 정부의 규제 관련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먼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정부는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의원급인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추진해 취약지에 거주하는 환자들의 병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또 환자 동의 아래 ‘의료 마이데이터’를 의료기관이 제3자에게 직접 전송 가능할 수 있게 제도도 개선한다. 병원 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는 셈으로 환자가 직접 의료 기록을 들고 타 병원을 찾는 번거로움이 해소될 전망이다.
로봇 규제도 대폭 개선된다. 당초 2025년으로 예정됐던 로봇의 보도 통행 시기를 올해로 앞당기고, 기존 운송 수단 개념에 로봇을 추가해 로봇으로 생활물류 운송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다. 민간기업 입장에서는 로봇을 통한 배송, 순찰, 주차 등 산업 반경이 넓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행돼야 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상태다.
메타버스 분야에서는 기술기준이 부재해 사업 차질을 겪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정부는 ‘임시기준’ 제도를 도입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또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장비를 경찰·소방 관련 업무 도입하거나, 교육활동 활용할 수 있게 관리·운영 근거도 마련한다.
아울러 정부는 불합리한 경제형벌 108개를 합리화하고, ‘복합물류 보세창고’ 제도도 신설하기로 했다. 복합물류 보세창고 제도를 통해 현행 8단계인 신고 및 보고 절차는 2단계로 축소될 예정으로 정부는 해외 소재 반도체 물류기지의 국내 이전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때 반드시 작성해야 했던 기존 세관신고서는 폐지되고 대상자는 모바일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다만 정부의 이같은 개혁안이 완수되려면 국회 동의, 이해관계자들 간 협의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 일례로 비대면 진료와 의료 데이터의 제3자 전송은 국회에서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이란 관문을 넘어야 한다. 김현주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은 “디지털헬스케어법은 지난해 10월 발의돼 국회에 계류된 상태”라며 “국회 논의를 위해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새 정부 출범 뒤 688개 규제개혁 과제를 완수했다며 경제 효과 산출이 가능한 104개 규제개혁을 통해 향후 5년간 34조 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는 규제혁신이 곧 성장이라는 방점 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미래 시장을 선점하고 창의적 투자가 이뤄지도록 규제 혁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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