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3·1절 기념사를 두고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여권이 “문재인 정권이 초래한 북핵 안보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그렇게 못마땅한가”라며 방어에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3·1 운동 정신을 훼손했다’고 비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이 같이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기념사를)시대의 변화에 따라 한일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입만 열면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강요하는데, 안보만큼 중요한 실용외교가 어디있나”라고 반문했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에 대해 “김정은의 거짓말에 속아 5년 내내 평화쇼를 벌였다”면서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소리를 들으면서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전락한 그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소리인가”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윤 대통령이 3·1 기념사에서 한일양국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강조한 것을 놓고 민주당이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며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고 해서 식민지배 정당화가 되는가. 민주당은 선택적 기억상실증이 걸린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은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취임 직후 일본 의회를 방문해 양국 화합을 도모하자고 연설했던 일화를 언급하면서 ”원수인 일본과 화해를 시도하고, 일본에 감사까지 표시한 김 전 대통령은 용서받지 못할 매국노, 토착왜구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극일은 일본불매 운동이 아니라 일본이 한국제품을 더 많이 사가게 하는 것“이라며 ”일본보다 더 훌륭한 민주국가와 인권이 잘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 활력과 창의력이 넘치는 나라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3·1절에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게 아쉽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일본이 과거 군국주의의 침략자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시대 상황이 변하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 아니겠나. 워딩 한토막한토막이 저는 옳을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기념사를 트집 잡는 민주당의 시대착오적인 세계관으로 어떻게 나라를 끌고 가겠다는 건지 정말 측은지심이 든다”고 비꼬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