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중부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차 2대가 정면으로 충돌해 최소 40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최대 60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AP, 로이터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자정이 조금 안 된 시각,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정면충돌해 여객 열차의 일부 객차가 탈선하고 불이 붙었다. 여객 열차는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북부의 제2 도시 테살로니키를 향하고 있었으며, 승객 342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화물 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사고 당시 여객 열차는 지하터널을 막 벗어나 고속으로 주행하던 중 마주 오던 화물열차와 정면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승객은 강력한 충격 때문에 객차의 차창 밖으로 튕겨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신은 사고 현장에서 30∼4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특히 춘제 카니발 시즌을 맞아 월요일인 지난달 27일도 공휴일로 지정돼 황금연휴를 즐기고 귀향하던 대학생 등 젊은층이 많이 열차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슬픔을 더하고 있다.
그리스 경찰은 두 열차가 어떤 경위로 정면충돌하게 됐는지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해 라리사 역장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라리사 역장이 여객열차 기관사에게 선로 변경을 잘못 지시한 탓에 두 열차가 같은 선로를 달리다 충돌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현장의 철도 신호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선 그리스의 노후화한 철도 시스템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그리스는 여전히 철로가 하나밖에 없는 단선 구간이 많고, 신호 및 자동 제어 시스템도 설치되지 않은 지역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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