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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0억 추경 가시밭길…위기 맞은 '조희연표 교육'

서울교육청·시의회 내달 논의

스마트기기 보급·농촌 유학 등

국힘 과반인 시의회선 '시큰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고교생과 박사 연구자가 함께하는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시의회로부터 올해 본예산 5688억 원을 삭감당했던 서울시교육청이 다음 달 서울시의회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교육청 입장에서는 추경안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던 시의회가 합의에 나선 것만으로도 한숨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시의회 과반을 차지하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조희연표’ 주요 교육 사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조희연 교육감과 시의회 여야 원내대표, 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등은 이날 오전 회동을 열고 3월 말에 추경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으로 4724억 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추경안은 이날부터 진행되는 임시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추경안 제출 이후 서울시와 자치구 전입금 및 교육부 교부금이 세입예산에 추가됐다”며 “추경안을 제출한 상태에서 다시 또 2차 추경안을 제출해 재추경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미 제출한 추경안은 철회하고 수정하는 방식의 ‘통합 추경’안을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추경 처리는 미뤄졌으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올해 본예산 5688억 원을 삭감한 데 이어 최근 교육청이 제출한 추경안 제출에 대해서도 비판적 태도를 취했던 시의회가 추경안 논의에 나선 것만으로도 전향적인 변화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교육청이 원하는 규모의 추경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본예산 감액분보다는 작은 규모의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여전히 ‘조희연표’ 대표 교육 정책인 디벗(1인 1스마트기기 보급)·전자칠판 등 디지털 전환 정책과 농촌 유학 등의 사업이 포함됐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예산을 삭감했던 사업들이 추경안에서도 유지되자 반발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의회 112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76석으로 과반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달 제출한 추경안에 따르면 디벗·전자칠판 예산이 1905억 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타 시도교육청·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한 학기에서 1년간 농촌에 체류하며 학습하게 하는 ‘농촌 유학’ 관련 예산도 9억 6000만 원 편성됐다. 농촌 유학의 경우 예산 삭감 이후에도 서울시교육청이 모집 공고를 진행하면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전원(76명)이 6일 서울시교육청 농촌 유학 사업에 대한 ‘감사원 공익 감사 청구안’까지 시의회에 제출하며 갈등이 빚어졌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역점 사업뿐 아니라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여름에는 ‘찜통 교실’, 겨울에는 ‘냉장고 교실’이 우려되는 등 기본적 교육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공립 학교 기본 운영비(1829억 원) 등의 예산 편성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추경 논의 시기와 방식 등을 합의한 만큼 다음 달께는 학교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추경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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