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이사 중 이삿짐센터 직원이 싱크대 아래에서 현금 2400만 원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돈은 세입자도, 집주인도 주인이 아니었고, 결국 경찰이 움직여 주인을 찾았다.
경찰청은 13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400만 원 돈뭉치의 주인을 찾아 나선 사연을 만화 형식으로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이 현금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던 세입자 A씨가 이사하던 과정에서 발견됐다. 당시 짐을 정리하던 이삿짐센터 직원은 싱크대 서랍장 밑에서 이를 발견하고 A씨에게 “싱크대 서랍장에 있던 현금 왜 안 챙기셨어요. 꽤 많아 보이더라”라며 돈뭉치를 건넸다. 그러나 이는 A씨의 돈이 아니었고 결국 A씨는 주인을 찾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돈뭉치의 주인을 찾기 위해 먼저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집 주인분 돈 아니냐? 아니면 전에 살았던 다른 세입자 돈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주인 역시 “제 돈이 아니다”라며 “세입자 연락처도 가지고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이에 경찰은 집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무실에 연락해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그동안 거주했던 세입자들의 연락처를 확보했다. 이 집에는 10년간 4가구가 거쳐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세 번째 세입자인 50대 남성은 “그 집에 아버지가 살았다”며 “(아버지에게) 현금 250만 원을 생활비로 드렸다. 아버지께서 현금만 따로 모아두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입자였던 60대 여성은 “일의 특성상 현금으로 월급이나 보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은행 갈 시간이 없어서 5만 원권 100장씩을 금액이 적힌 은행 띠지로 묶어서 싱크대 밑이나 장롱 안에 보관해 뒀었다”고 했다.
확인 결과, 해당 돈뭉치는 두 번째 세입자의 주장처럼 5만 원 권이 100장씩 두 묶음과 90장 한 묶음이 은행 띠지로 묶여 다발로 보관돼 있었다.
경찰은 “두 번째 세입자분은 현금이 보관된 상태와 위치를 정확하게 말했다”고 설명했고, 세 번째 세입자는 “아버지께서 모아둔 돈은 아닌가 보다. 이의 없다”고 했다.
이후 현금의 주인은 유실물법에 따라 습득자(이삿짐센터직원·신고자)에게 5~20%를 보상금으로 지급했고,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양심에 따라 신고해주신 시민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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