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 시민단체가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사진을 향해 장난감 활을 쏘는 이벤트를 열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지난 주말인 11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제26차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당시 중앙무대 인근 천막에서는 접이식 책상 위에 윤 대통령 부부와 한 장관의 얼굴 사진을 붙인 인형을 표적으로 세워놓고 장난감 활을 쏘는 '윤석열에 활쏘기'라는 명칭의 부스가 운영됐다. 그 뒤편에는 윤 대통령의 얼굴이 한가운데 있는 과녁과 함께 '난방비 폭탄', '전쟁위기', '전쟁위기', '깡패정치', '친일매국' 등 문구가 인쇄된 현수막이 걸렸다.
촛불행동은 집회 하루 뒤인 12일 참가자가 윤 대통령 등을 향해 장난감 활을 쏘는 사진을 공식 카페에 게재했다. 일부 참가자도 개인 블로그 등에 관련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촛불행동이 어린이들에게 이런 짓을 시켰다. 윤 대통령 내외와 한 장관을 향해 활쏘기 놀이를”이라며 “아이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와 법무부 장관을 '죽이기 놀이'를 시킨 촛불행동, 당신들 정체는 대체 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북한이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사진을 표적지로 세워놓고 실사격을 연습했던 사진도 함께 올리며 “(촛불행동이) 아이들에게 증오와 저주를 가르친다. 명중시킨 아이가 두손을 벌려 기뻐하는 게 북한을 빼다박았다”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반감을 표현할 수 있는 수위가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라며 “아이들에게까지 폭력을 시연하고 찬동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촛불행동은 표현의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촛불행동 한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에 “참여한 수많은 시민단체 중 한 곳에서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회에 여러 단체가 참가하다 보니 각 부스마다 어떤 이벤트를 하는지 일일이 알기 어렵다”면서도 “민주사회에서 대통령에 대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의 풍자 퍼포먼스라고 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