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인명 구조의 '골든 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지났지만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에서 구조대원들이 생후 7개월 된 아기를 지진 발생 139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했다. 또한 가지안테프에서는 134시간만에 13세 소녀가 구출됐고, 카흐라만마라슈에서는 70세 할머니가 콘크리트 잔해를 뚫고 구조대원의 손에 이끌려 나왔다. 앞서 하타이주에선 두 살 배기 아기가 128시간 만에 구출되는 일도 있었다.
현지에 파견된 한국 긴급 구조대도 기적 생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안티키아 일대에서 활동중인 우리 긴급구조대는 현지시간 11일, 17살 소년과 51살 여성을 구조하면서, 현재까지 8명의 생존자를 구해냈다. 골든 타임이 한참 지난 11일에도 생존자 한 명을 구조했다. 구조자는 65세 여성으로 의식이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의 사망자가 2만8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사망자 수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유엔의 관측이 제기됐다. 구호품 등 국제사회의 원조가 피해지역으로 전달되기 시작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 폐허로 변한 거리 여기저기에는 시신을 담은 가방이 줄지어 널려있고, 터전을 잃은 생존자들은 시신이 부패하며 나오는 악취를 막으려 마스크를 쓴 채 추위, 배고픔과 싸우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신이 많은 데다 수도나 화장실 등 기본적인 시설이 모두 파괴돼 생존자들은 질병이라는 또 다른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이런 가운데 약탈행위마저 기승을 부려 생존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하타이 등 상황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약탈범들이 수십 명이 체포됐고 안전 문제로 구조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