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팀이 이길까, 점수 차는 몇 점일까, 누가 결정적인 터치다운에 성공할까….
13일 오전 8시 30분(한국 시각) 시작되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은 이런 당연한 궁금증만 낳는 뻔한 이벤트가 아니다. 예상 TV 시청자 수만 1억 9000만 명인 지상 최대의 쇼인 만큼 경기 안팎을 둘러싼 베팅도 상상초월. 별 게 다 ‘돈’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은 2쿼터 종료 후 초대형 콘서트 무대로 바뀐다. 그 유명한 슈퍼볼 하프타임 쇼. 올해 최고의 20~30분을 책임질 주인공은 팝스타 리애나다. 2018년 그래미 어워드 무대를 끝으로 라이브 공연을 중단했고 앨범 발매도 2016년이 마지막이라 팬들의 기대가 어마어마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스포츠 베팅 사이트들은 리애나의 하프타임 쇼를 주제로 판돈을 모으고 있다. 어떤 색깔의 머리카락으로 무대에 설 것인지, 금발일지 갈색일지 빨강일지부터 선글라스 착용 여부 등 소품에 관한 것, 무대 장치와 관련된 것까지 경기 관련 베팅만큼이나 다양하다. 리애나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힌트를 준 머리 색깔은 검정이다. 검은색 머리를 여러 가닥, 여러 방향으로 땋은 헤어 스타일로 하프타임 쇼 예고 영상에 등장했다. 하프타임 쇼는 자체 스폰서도 있다. 올해 스폰서는 애플뮤직이다.
이밖에 경기장 내 핫도그가 몇 개나 팔릴지, 우승팀 감독에게 끼얹어질 음료는 무슨 색일지 등의 베팅도 진행 중이다. 미국게임협회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베팅에 뛰어든 미국민은 5000만 명이 넘는다. 온라인 스포츠 베팅을 허가하는 주정부가 4개 더 늘어나면서 베팅 인구가 지난해 대비 61%나 증가했다. 몰린 판돈만 160억 달러(약 20조 3000억 원)로 지난해의 2배 이상이다.
늘 그렇듯 이번 제57회 슈퍼볼도 양팀 쿼터백 대결이 최대 관심이다. 쿼터백은 공격을 지휘하는 야전사령관 역할. 패트릭 머홈스(28·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제일런 허츠(25·필라델피아 이글스)가 불꽃을 일으킨다. 쿼터백 포지션은 최근 은퇴한 전설 톰 브래디(전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처럼 백인 비율이 높은데 이번에는 슈퍼볼 사상 처음으로 흑인 쿼터백의 격돌이 성사됐다. 머홈스는 현역 최고다. 최근 네 시즌 중 세 번째 슈퍼볼 경험. 2020년에는 팀을 50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으며 최연소 슈퍼볼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얻었다. 슈퍼볼 우승과 정규 리그 MVP(2018년)를 모두 이룬 최연소 선수이기도 하다. 슈퍼볼 2회 우승으로 전설 반열에 들어선다는 각오다. 허츠는 슈퍼볼이 처음이다. ‘다리’에 비해 ‘어깨’가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올 시즌 눈에 띄게 향상된 패싱 능력을 뽐내면서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을 확인했다. 필라델피아는 러싱과 패싱의 조화와 함께 경기 안팎에서 리더의 자질을 갖춘 허츠가 팀에 5년 만의 슈퍼볼 트로피를 안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형제 대결도 사상 최초다. 제이슨 켈시(36·필라델피아)와 트래비스 켈시(34·캔자스시티) 둘 중 한 명만 웃는다.
올해 슈퍼볼은 5년 만에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1번 시드 팀끼리의 대결이기도 하다. 아메리칸 콘퍼런스의 캔자스시티는 14승 3패, 내셔널 콘퍼런스의 필라델피아도 14승 3패로 정규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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