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서분단 시절 마지막 동독 총리를 지낸 한스 모드로(사진)가 95세 일기로 별세했다고 AFP, dpa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16년가량 동독 집권 사회주의통일당(SDE)을 이끈 모드로 전 총리는 집권 베를린 장벽 붕괴 나흘만인 1989년 11월 13일 총리로 취임했다.
이후 독일 통일 6개월 전인 이듬해 4월 12일까지 동독 총리를 지냈다.
당시 통일 자체보다 동독의 체제변화를 중시한 대표적인 개혁파 공산주의자로 꼽힌다. 짧은 집권기에도 모드로 동독 정부는 '신탁관리청'을 신설해 국유 재산 사유화 및 시장경제로의 전환 작업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일 이후에는 동독 공산주의 세력이 주축이 된 좌파당에서 연방하원의원으로 활약했다. 유럽의회 의원도 지냈다.
통일의 산증인인 그는 생전 독일 사회에서 통일 후유증이 거론될 때마다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일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서독과 비교해 동독이 큰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모드로 전 총리는 한반도와도 인연이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 여러 차례 방문했고, 주독 북한대사관의 주요 행사에도 빠짐없이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에는 북한을 찾아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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