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을 두고 대통령실이 “대통령이 한 달에 300만원 당비를 낸다”라며 1호 당원으로서의 ‘의견 표명’을 정당화한 데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그런 게 당무 개입”이라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무개입을 언급하는 것을 주저했었는데, 어제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당비 300만 원 냈는데 얘기 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랬다”라며 “전당대회에 원래 끼면 안 되는 분, 대통령이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저도 당 대표 할 때 당비 200만 원 넘게 냈는데, 제 말은 안 듣더라”라며 “맨날 당대표는 뒤에서 총질하던 사람들이 ‘당비 300만원 내니까 말 좀 하자’ 이러는 것은 장난하자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은 전날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안철수 의원이 ‘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 연대)’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엄중 경고해야 한다는 뜻을 당에 전달했다. 이에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달에 30만원씩 내는 국회의원보다 (대통령이 당비를) 10배 더 내는데 당원으로서 할 말이 없을 수 없지 않느냐”며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우리는 그런 걸 ‘당무 개입’이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김기현 후보를 선호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당권을 장악해 친윤세력에게 공천을 주려는 목적’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대선을 치르면서 빚을 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득표에 도움 됐는지 안 됐는지는 별개인데, 그들에게 갚지 않으면 그들이 언젠가 폭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지지기반이 완전히 무너지면, 이미 이 정부는 보수진영 내에 적이 많기 때문에 그 다음에 누구와 국정운영을 할지에 대해서 답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가 없었다면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를, 10월에는 ‘당원권 정지 1년’의 추가 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는 “만약 첫 번째 징계로 끝냈으면 (징계가) 1월 7일자로 끝나 제가 지금 나왔을 것”이라며 “못 나오게 하려고 징계를 한 번 더 했다. 진짜 어이없는 인간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친윤 주류가 자신의 출마를 막으려고 2차 징계를 통해 7월 7일까지 묶어 놓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래서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컷오프(탈락)된 강신업 변호사가 당을 향해 ‘X 같다’고 험한 말을 한 강신업 변호사의 심정이 이해된다고 했다. 그는 “그저께 컷오프된 강신업 변호사가 페이스북에다가 ‘X 같은 당’이라고 호쾌한 글을 올렸다. 살다 살다 강 변호사 의견과 약간 비슷한 의견을 갖게 되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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