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12살 초등학생의 친부와 계모가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하자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한 휴대전화 분석에 나섰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한 A(39)씨와 그의 아내 B(42)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전날 학대 정황을 발견하고 이들을 긴급체포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도 함께 압수했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A씨 부부의 평소 대화 내용이나 포털사이트 검색어 등을 확인하고 사진 등 학대 관련 증거가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A씨 부부는 전날 경찰에 붙잡힌 뒤 초기 조사에서 "몸에 있는 멍은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상처"라며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이 부부의 집 안방과 작은방에서는 폐쇄회로(CC)TV가 발견됐으나 최근까지 전혀 작동되지 않아 녹화된 영상은 없었다. 해당 CCTV는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집 안을 볼 수 있는 장치다.
조사 결과 A씨 부부의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인 2011년생 C(12)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사망 전날까지 학교에 계속 출석하지 않아 장기 결석자로 분류됐고 교육 당국의 관리대상이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필리핀 유학을 준비 중이어서 집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며 학교 측의 각종 안내도 거부했다.
경찰은 이날 C군 담임교사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평소 A씨 부부의 양육 환경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C군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A씨 부부는 전날 오후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아들 C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군의 온몸에서는 타박흔(외부 충격으로 생긴 상처)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A씨는 C군의 친아버지이며 B씨는 C군의 의붓어머니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A씨 부부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 후에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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