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이 지난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뒤 ‘브이로그(VLOG·개인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 형식의 동영상을 올리고 있는 북한 유튜버 ‘유미(Yumi)’가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같은 채널들이 북한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체제 선전의 일부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5일(현지시간) CNN은 ‘올리비아 나타샤-유미 스페이스 DPRK 데일리’라는 유튜브 채널에 6개월 전 올라온 영상을 예시로 들었다. 영상 속 유미는 아이스크림이 든 냉동고를 살펴본다. 이어 여러 아이스크림을 집어 들고 “이건 우유 맛이다. (포장지의) 그림이 너무 귀엽다”, “그리고 이건 복숭아 맛이다”라고 말한다. 유미는 아이스크림콘을 하나 골라 맛본 뒤 “과자가 매우 맛있다”고도 말했다.
CNN은 “4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4만1000회 이상 조회됐으나, 이건 평범한 브이로그가 아니다”라며 “스스로를 유미라고 칭하는 이 여성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고립된 나라인 북한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채널은 지난 1~2년 동안 인터넷에 등장한 여러 소셜미디어 계정 중 하나로, 북한 주민들이 그들의 일상을 공유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널에는 이외에도 유미가 놀이공원을 놀러 가거나 낚시를 하고,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등 다양한 영상이 올라와 있다.
앞서 지난해 1월에는 ‘샐리 파크스’라는 유튜브 채널이 개설되기도 했다. 영상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11살 ‘송아’다.
해당 채널에서 송아는 ‘해리포터’를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밝히기도 하고, 북한의 문수물놀이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박성철 연구위원은 CNN에 “(이 영상은) 북한 정권에 의해 잘 준비된 연극 같다”며 “(북한 주민들의) 평범한 삶을 반영하는 영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전기난 때문에 북한 놀이공원은 주말 또는 특별한 날에만 개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출연자의 영어 실력 또한 그들이 북한 고위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문가들은 북한이 ‘친숙함’을 새로운 전략으로 삼아 유튜브와 중국 위챗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국대 북한연구소 하승희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북한에서 새로운 선전 방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창의적 선전’을 지시한 이후 유튜브 브이로그 영상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모두가 (이 영상은) 선전용으로 제작됐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단순히 차단할 게 아니라 콘텐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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