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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피해자 100명, 한달새 보증금 돌려받아

아직 417명 남아…HUG "순차적으로 변제 중"

지난 12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빌라왕’ 김모씨 피해자들. /연합뉴스




전세 사기를 벌이다 사망한 속칭 '빌라왕' 김모씨 사건의 피해 임차인 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한 이들이 속속 보증금을 돌려받고 있다.

1일 HUG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김씨 보유 주택 세입자 중 HUG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을 든 사람은 656명이다. 이 중 239명(36.4%)이 HUG를 통해 대위변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2일 국토교통부가 김씨 관련 임차인 피해 현황을 발표할 당시 대위변제가 완료된 사례는 139명에 그쳤으나 한달 새 100명 늘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가입하는 보증상품이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보증금을 가입자(세입자)에게 지급(대위변제)하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받아낸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김씨 소유 주택 1139채에 세든 사람 중 HUG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던 사람은 614명으로 53.9%다. 이후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피해자 42명이 HUG에 보증이행을 추가로 신청해 보험 가입자가 656명이 됐다. 아직 HUG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지 못한 사람은 417명이다. 계약만료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거나 보증이행 심사가 진행 중인 경우다.

애초 보험에 가입돼 있던 614명 중 54명은 피해금액이 1억원 이하이며, 1억~2억원은 191명, 2억~3억원 181명, 3억원이 넘는 경우는 14명에 달한다. 피해자 대부분은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20·30세대다.



HUG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위변제액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순차적으로 대위변제를 진행 중이며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건들도 최대한 조속히 변제를 완료해 피해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UG 보증보험에 가입한 이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위변제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지만, 보증보험 미가입자는 직접 경매를 통해 피해를 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HUG로부터 전세금 2억5400만원을 대위변제 받고 조만간 이사를 준비 중이라는 빌라왕 사건 피해자 배모(28)씨는 "이 문제에서 빠져나오게 돼 정말 천만다행"이라면서도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김씨 전세사기 피해자 카페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새로운 임차인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배씨는 "보증보험 미가입자들은 명확한 대책이 없어 더 막막한 상황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이른 시일 내로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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