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희 전 의원이 20일 나경원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하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릴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그런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장고에 들어간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당권 행보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MBC) 방송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을 돕는 사람들은) 하루에 한 두번씩 모여 회의를 계속 하고 있다”라며 “나 전 의원도 여전히 전의에 불타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은 “당에서 벌때처럼 나 전 대표를 공격하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논의가 이어지는 중”이라며 “나 전 의원은 설 여휴 기간동안 정치 역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해임 문제를 놓고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공식 입장문을 내고 나 전 의원에게 공개 반발한데 이어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명이 성명을 내고 나 전 의원을 비판하면서 “사실상 출마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18일 이후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잠행 모드에 돌입했다.
박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에 대해 사과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아직 결정된 바가 없어 해당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정정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가 있는 동안 대통령실 비서실장 명의의 입장이 나온 것이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라며 “이런 부분은 털고 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결국 모든 것은 나 전 대표가 조금 더 생각을 하고 최종적으로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나 전 의원 본인의 신중하고 고독한 결단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 “제가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설 연휴에 조용히 지내다가 윤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 연휴가 끝나고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마를 선언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그는 “보수의 전사로서 윤 대통령을 잘 모시고 국정 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전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나 전 의원 사이의 ‘수도권 연대론’에 대해서도 “수도권 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이냐는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가치 연대는 있을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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