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의 한 아파트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져 주민 20여 명이 숨지고 73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이 비겁하게 침묵한다”고 맹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러시아가 전날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드니프로에 가한 미사일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면서 이 같이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어로 “이런 테러에 몇 마디 말도 입 밖에 내지 못하는 러시아인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비겁하게 침묵하면서 지금 벌어지는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려 한다면 언젠가 이런 일이 당신들에게 똑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하리키우 기반시설을 공격한 데 이어 오후에는 드니프로시의 아파트 단지를 미사일로 강타했다. 이에 9층짜리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민간인 최소 21명이 숨지고 73명이 다친 것으로 당국은 집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하루 러시아 미사일 38발 가운데 25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또 미사일 공습으로 드니프로시 아파트 수십 채가 파괴돼 수백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고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 차장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현재까지 드니프로시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30명이며 이 가운데 15세 소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당시 집 안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 30여 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건물 잔해 속에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수십 명이 구조됐다며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구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러시아의 공격 이후 전 세계에서 애도와 지지를 많이 받았다면서 “테러에 대응해 단 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은 서방 국가들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인 ‘챌린저2’ 14대와 AS90 자주포 30여 대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는 즉각 공개 반발했다. 주영국 러시아 대사관은 “분쟁지역으로 탱크를 가져오는 것은 민간인을 포함해 더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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