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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미일동맹 강화 속 한국의 선택은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美·日 정상 "日 군사강국화 협력"

기시다, 바이든 공식지지까지 확보

韓, 주변 정세따른 변화 인정하고

소극적 견제보단 적극적 역할 맡아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미일정상회담이 14일 새벽 개최됐다. 기시다 총리의 워싱턴 방문 배경에는 올해 5월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회의를 성공리에 주최하기 위한 협의 노력이 분명 포함돼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목표는 2022년 12월 중순 일본 내각이 통과시킨 안보 3문서의 개정에 대한 설명과 인정이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미일정상회담은 기시다 총리에게는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에 앞서 개최된 미일 외교·국방장관회의, 소위 말하는 2+2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일본의 안보 전략 변화를 반겼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변화로 미일 동맹이 한 단계 더 높아진 ‘군사동맹의 근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적극 환영했다.

일본의 안보 3문서는 국가 안보 전략, 국가 방위 전략, 그리고 방위력정비계획 세 가지를 지칭한다. 내용의 핵심은 중국과 북한·러시아 등의 위협이 고도화됨에 따라 일본도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이에 따른 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1%라는 종전의 방위비 상한선을 2%로 높이겠다는 부분이다. 새로 제시된 ‘반격 능력’은 비록 ‘이지스 어쇼어’의 돌연 중단과 같이 그 도입 경과나 배경을 고려할 때 전수방위(專守防衛) 노선에서 추진할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표명을 전혀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2015년 개정된 안보 법제에 의해 도입된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함께 일본의 방위력을 전수방위의 틀을 벗어나게 만드는 방위 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전수방위는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의 안보 3문서 개정에 적극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힌 이유로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을 추정해볼 수 있다.

첫째는 심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과 함께할 파트너로서 일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는 서유럽 국가들이 있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추구하는 가치나 국력의 측면에서 볼 때 일본만 한 국가가 없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서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집단 안보체가 성립되지 않았던 이유도 이와 같았다. 둘째는 전후 일본이 줄곧 추구해온 평화주의 및 전수방위 노선을 고려할 때 이번의 변화를 위해 기시다 총리 및 자민당 정권이 얼마나 어렵고 중대한 정치적 결정을 내렸는가를 잘 알고 있기에 그 노력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셋째는 ‘스탠드오프 미사일’ 등에 의한 ‘반격 능력’ 도입은 공격성을 내포하기에 이를 저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극 환영하면서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는 냉전기의 미일 동맹이 동아시아에서 공산주의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한 측면 외에도 일본의 재군국주의화를 저지하기 위한 역할이 있었다고 제기된 데서 알 수 있다. ‘반격 능력’과 관련해 ‘개발 및 효과적 운용에 대해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이번 회담의 언급에서도 이러한 측면이 포함돼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적극적인 평가에 자리하고 있는 이와 같은 배경은 한국의 대응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는 일본의 변화를 주변 정세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 그러한 인정 속에서는 소극적 견제보다는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적 협의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러한 현실주의적 견해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반격 능력’의 주요 대상이 될 북한의 동향에 대해 한국의 정보가 긴요할 것이기에 기존의 정보보호협정과 같은 협력 채널 등을 ‘한일 간’ ‘한미일 간’에 보다 활성화시켜 우리의 역할을 확보하고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이러한 적극적 역할 담당으로 일본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한일 관계를 한일 양국의 문제로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세계 중추 국가를 꿈꾸는 한국으로서는 일본을 세계적 관점에서 인식하고 적극 활용하려는 자세에 한국의 미래를 위한 중심 잡기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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