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관련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불수용한 것에 대해 “한국의 인권이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8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한컷짜리 만평을 올리며 “새해 첫날부터 우리는 한국의 인권이 순식간에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현실을 보게 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장연이 외친 것은 장애인의 시민권 보장을 바라며 외친 권리예산이 겨우 0.8% 보장되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강경대응 원칙을 얘기한 오세훈 시장과 서울교통공사는 14시간동안 장애인의 탑승을 막아내고 몇몇 열차는 무정차로 막아냈으며, 심지어는 휠체어 전원을 끄거나 휠체어에서 장애인을 내동댕이치는 폭력적 행위를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새해 첫 출근길인 지난 2일 전장연은 지하철 4호선 탑승 시위를 하려 했으나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에 의해 승차를 저지당했다. 전장연은 법원 조정안에 따라 ‘5분 이내 탑승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사와 경찰은 이들이 열차에 탑승하지 못하도록 승강장을 봉쇄했다. 공사 측이 본격적인 승차 저지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공사의 강경 대응은 서울시의 무관용 방침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이 사회에서 장애인이 함께 할 시민권 열차는 없다는 것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교통공사, 서울경찰청이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함께 할 시민권 열차가 없다면 그 열차를 만들기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다”라며 “지하철 행동은 세상에서 목소리가 없다고 여겨진 사람들이 목소리를 듣지 않는 세상, 들으려 하지 않는 세상을 향한 실천이자 저항이다. 전장연은 ‘권리를 향한 투쟁’, ‘모두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장연은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뿐 아니라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자립생활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장애인 권리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장연은 올해 장애인 권리예산을 전년보다 1조3044억 원 늘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중 절반에 가까운 6653억 원이 각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고, 정부는 전장연이 요구한 증액 예산 1조3044억 원의 1.1%인 148억1500만 원만 반영했다. 장애인 고용 관리 지원 예산 106억8400만원(0.8%),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 41억3100만원(0.3%)등이다.
이에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예산 증액이 사실상 무산됐다며 지난 2일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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