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가 또 다시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금리 앞에 장사 없다"며 "규제를 푼다고 집값이 오르리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규제 완화는 부동산 시장의 거래 단절을 막아 실수요자들의 숨통을 트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참석 차 미국을 찾은 원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금리 상승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여지고, 하락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택 가격 자체가 너무 높다는 점에 대해선 입장을 바꾼 적이 없지만, 문제는 실수요자"라고 말했다.
이어"청약 당첨자 등 가격과 관계없이 거래를 진행해야 하는 사람들이 거래 단절로 도로가 끊긴 것"이라며 "최소한 거래 단절로 가계 파탄이 오는 부분에 대해 숨통을 트고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부동산발(發) 금융 타격, 금융발 실물 시장 타격이 올 수 있고, 순식간의 연쇄반응을 막을 필요가 있다"며 "시장 기대보다 앞당기고 강도를 높인 게 맞지만, 과거같이 빚 내 집을 사라거나 가격을 부양하려는 것과는 의도도 다르고 결과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때문에 빚을 내려고 해도 낼 수가 없다. 이미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산 사람들은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번 규제완화가 가계대출 급증이나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현금 부자들이 ‘줍줍’ 등 부동산 투기에 나설 우려에 대해서도 “그런 조짐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대책과 관련해선 "북한 드론이 서울 영공까지 휘젓고 간 것에 대해 국민뿐 아니라 나 자신도 충격"이라며 "이번 방문 기간 (관련 스타트업과)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협력체계를 짜서 부 차원에서 기여할 역할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에 대해선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4개국 승인이 진행중인데, EU가 가장 까다롭다"며 "미국이 특별히 까다로운 것은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 장관은 이날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 마르시아 퍼지 주택부 장관과 잇달아 면담했다. 그는 부티지지 장관으로부터는 오는 5월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통장관 회의 초대를 받았다며 "모빌리티 분야에서 한국이 치고 나가기 위해 후속작업을 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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