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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친절, 헌신에 감사”…베네딕토 16세 장례미사 엄수

■베네딕토 전 교황 장례 엄수

1802년 비오7세 이후 220년만

미사 후 대성전 지하묘지에 안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수년 간 우리에게 베풀어준 지혜와 친절, 헌신에 감사합니다. 베네딕트의 목소리를 영원히 듣는 것으로 주님의 기쁨이 완성되길 빕니다.”(프란치스코 교황)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가 5일 오전 9시 30분(현지 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는 프란치스코 현 교황이 직접 주례를 맡았다. 현직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미사를 주례하는 것은 1802년 비오 7세 교황이 전임 교황인 비오 6세의 장례식을 집전한 이후 2000년 교회 역사상 두 번째다.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8년 만인 2013년 건강 쇠약을 이유로 교황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가톨릭 역사상 598년 만이었다. 후임 교황과 전임 교황이 공존하는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현직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미사를 주례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31일 선종한 베네딕토 16세는 간소한 장례식을 원한다는 뜻을 생전에 밝혔으나 교황청은 현직 교황의 장례미사와 거의 동일한 절차로 진행하기로 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장례미사가 열리기 40분 전인 오전 8시 50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관이 성 베드로 대성전을 지나 성 베드로 광장 야외 제단 앞으로 운구됐다. 삼나무 관에는 고위 성직자의 책임과 권한을 상징하는 팔리움(양털로 짠 고리 모양의 띠), 베네딕토 16세의 재위 기간 주조된 동전과 메달, 그의 재위 기간 업적을 담은 문서가 철제 원통에 봉인돼 간직됐다. 장례미사는 오전 9시 30분, 바티칸 시스티나 합창단의 그레고리안 성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시작됐다. 무릎이 좋지 않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단 옆 의자에 앉아 장례미사를 집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을 통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에게 마지막 축복을 전했다. 교황이 관에 성수를 뿌리고 향을 피운 뒤 라틴어로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베드로의 후계자로 교회의 목자가 되게 하신 자비로운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당신 말씀의 용감한 설교자요, 하느님 신비의 충실한 봉사자로 삼으소서”라고 말하고, 합창단이 “낙원으로 천사들이 너를 인도하며 네가 올 때 순교자들이 너를 영접해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으로 너를 인도할 것이다”라는 라틴어 노래를 부르며 장례미사가 마무리됐다.

미사를 마친 관은 ‘교황의 신사들’로 불리는 교황 수행원들의 어깨에 실려 다시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졌다. 대성전 내 좁은 계단을 내려가 지하 묘지에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안식을 얻게 된다.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에는 역대 교황 91명이 안장돼 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에는 추기경 120명, 주교 400명, 성직자 4000명을 포함해 6만여 명이 운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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