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었던 서울 동대문구 배봉산 주변에 대한 높이 규제가 완화됐다. 인근 휘경5구역이 수혜를 입어 600가구로 재탄생된다.
서울시는 15일 제17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를 열고 '배봉산 주변 고도지구 변경안'과 '휘경5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고 16일 밝혔다.
배봉산 주변은 경관 관리를 위해 높이 12m 이하로 고도 제한이 일률 적용돼왔다. 이 규제 때문에 4층을 넘는 건물을 짓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시는 이번에 효과적인 경관 관리와 주변에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도 제한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대상지 전체에 일률 적용되던 12m 이하 고도 제한은 봉우리 주변을 12m보다 낮췄다. 대신 동측 한천로변은 12m보다 높여, 최고 높이 7층·24m까지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재개발이 진행 중인 인근 휘경5구역은 이번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게 됐다. 지하철 1호선 회기역과 가까운데다 서울시립대학교를 비롯해 초중고등학교가 밀집돼 있지만 낡은 주거환경으로 오랜 기간 낙후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이번 결정으로 정비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휘경5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총 634가구(공공주택 45가구)로 탈바꿈한다. 시는 배봉산 근린공원 이용 시민을 위해 지하에는 공영주차장을 계획하고, 지상에는 지역에 필요한 문화·교육연구시설을 계획해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이자 서울시립대가 연구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배봉산 둘레길과 연계해 공공보행통로를 계획하고, 한천로변에 전면공지를 확보해 보행 편의를 증진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고도지구 변경은 그간 서울시가 경직되게 운영해 온 고도지구를 경관관리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노후한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변경한 첫 사례"라며 "시가 재정비하고 있는 북한산 주변 등 다른 고도지구도 이번 사례와 같이 경관 보호와 주거환경 개선 등 지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높이 관리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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