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창구직 은행원 최씨(32)는 연말을 맞아 몰려드는 고객을 응대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일명 ‘진상 고객’의 항의와 질타가 최씨의 업무 스트레스를 키우는 주원인이다. 폭언과 욕설도 서슴지 않는 고객을 마주하고 나면 스트레스로 온몸에 힘이 다 빠지는 듯하다. 오늘도 기진맥진한 상태로 퇴근하던 최씨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강 기사를 접했다. 몇년 전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고 간헐적 요통에 시달리고 이는 최씨는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스트레스 관리에 힘쓰기로 마음 먹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선 은행원들의 업무 강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대출 상담과 예·적금 상품 문의로 은행을 찾는 고객이 증가한 반면, 금융 디지털화로 인해 고객 응대 인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231곳이던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점포 수는 올해 9월 5025곳으로 감소했다.
나날이 업무 강도가 증가하는 데도 은행원은 항상 친절한 태도로 고객을 응대하도록 요구받는다. 몇몇 고객의 ‘갑질’에도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직업인 셈이다. 금융경제연구소의 ‘은행산업 근로자의 감정노동 실태’ 보고서를 살펴보면 은행권 종사자의 50.57%가 고객의 욕설이나 폭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는 무관하게 일을 해야 하는 은행원은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로 꼽히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업무 스트레스가 고혈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척추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점이다. 특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귀가 이후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식습관은 비만을 일으켜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혈압을 높이는 신경전달문질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는 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여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허리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정상인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척추질환의 진행을 인지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20~30대 척추질환 환자의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사실은 저연차 은행원들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척추?관절질환 의료이용 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척추질환 신규 환자 수 118만여 명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젊다는 생각으로 척추 건강을 자부하고 허리 통증을 방치할 경우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방에서는 척추질환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척추와 목 주변 근육, 인대 등을 바르게 교정한다. 이어 침 치료는 척추 주변 조직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특히 척추 질환 치료에 널리 활용되는 ‘신바로 약침’은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염증세포 증식을 막고 연골과 신경을 보호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가 공동 연구를 통해 SCI(E)급 국제학술지 ‘염증 조절(Mediators of Inflammation)’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신바로 약침은 염증을 발생시키는 매개체인 활성질소의 생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불규칙한 식습관과 생활패턴을 이어갈 경우 자칫 비만과 고혈압으로 이어지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술과 카페인 음료를 피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도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 본인에게 알맞은 취미 생활이나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운동과 같이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는다면 정신 건강과 척추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과 주식, 가상화폐 등 재테크에 누구나 열을 올리는 요즘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원의 역할은 더 막중하다. 하지만 직업의식과 건강관리는 별개의 영역이다. 업무를 너무 우선시하다 허리 건강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계하도록 하자. /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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