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전쟁이 가장 높은 곳에서 펼쳐진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5)와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24·이상 파리 생제르맹)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프랑스(FIFA 랭킹 4위)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전반 테오 에르난데스(AC밀란), 후반 콜로 무아니(프랑크푸르트)의 연속 골에 힘입어 모로코(22위)에 2 대 0으로 승리했다.
디펜딩챔피언 프랑스는 한 계단만 더 오르면 1998년 프랑스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통산 3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다. 더불어 이탈리아(1938년)와 브라질(1962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2연패를 이루는 나라가 된다.
아프리카 최초로 월드컵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뤄낸 모로코는 5백 수비라인을 가동해 프랑스의 공격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음바페가 이끄는 프랑스의 화력은 이전에 맞붙었던 팀들과 차원이 달랐다.
전반 5분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오른쪽에서 넘긴 컷백을 음바페가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되자 에르난데스가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해 프랑스의 선제골을 뽑았다.
모로코는 전반 21분 만에 센터백으로 나온 라우만 사이스(베식타시)를 불러들이고 미드필더 살림 아말라흐(스탕다르)를 투입해 익숙한 4백 전술로 돌아갔지만 프랑스의 견고한 수비를 뚫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들어 모로코의 공세가 더 강해졌으나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의 교체 카드가 흐름을 바꿨다. 후반 33분 우스만 뎀벨레(FC바르셀로나)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무아니가 투입 1분 만에 쐐기 골을 넣었다.
이번에도 음바페의 발에서 시작됐다. 음바페가 골 지역 정면까지 돌파해 들어간 뒤 수비수 3명 사이에서 날린 슈팅이 수비 발을 맞고 골대 오른쪽으로 흐르자 무아니가 가볍게 밀어 넣어 2 대 0을 만들었다.
모르코의 돌풍을 잠재운 프랑스는 남미 축구의 강호이자 FIFA 랭킹 3위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와 마지막 결전을 치른다. 두 팀은 19일 0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이번 결승전은 지난 10여 년간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한 메시와 신세대 골잡이 중 단연 선두에 있는 음바페의 정면 충돌로 주목된다.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메시와 음바페는 어제의 동료가 오늘이 적이 돼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2006년 독일 대회를 시작으로 5번째 월드컵에 출전 중인 메시는 생애 첫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프랑스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음바페는 불과 24세의 나이에 두 번째 우승을 눈앞에 뒀다.
결승전을 통해 개인 상의 향방도 갈린다. 메시와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5골씩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두 선수 중 결승전에서 여섯 번째 골을 넣는 선수가 골든부트(득점왕)와 함께 우승컵을 가져갈 확률이 높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도 사실상 두 선수의 대결로 압축됐다. 결국 남은 한 경기에서 모든 게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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