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으로 수비 7명이 감싼 상황에서 다리 사이로 키패스를 밀어준 손흥민(토트넘)의 기지가 12년 만에 16강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됐다. 실낱 같은 희망을 전 국민의 환호로 바꿔놓은 태극전사들이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신나는 도전에 나선다.
3일(이하 한국 시간) 포르투갈에 2 대 1 역전승을 거두고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조별 리그를 통과하는 ‘알라이얀의 기적’을 쓴 한국 축구가 6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과 8강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한국의 월드컵 원정 최고 성적은 16강이다. 사상 첫 원정 8강 도전이다.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한국은 28위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세계 1위를 상대하는 것은 1994년 미국 대회와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선 두 번은 모두 독일과 싸웠고 브라질을 월드컵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미국 대회에서 독일에 2 대 3으로 석패한 뒤 러시아 대회에서는 2 대 0 승리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은 16강 진출 목표를 이뤄 부담이 없다. 비장한 각오를 내려놓고 조별 리그에서 보여준 수비 조직력과 포기를 모르는 공격 작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 반면 우승만이 목표인 브라질은 이겨야 본전이다.
한국은 얼굴 부상에도 마스크를 쓴 채 3경기 연속 풀타임을 뛴 주장 손흥민이 이번에도 키플레이어다. 앞서 6일 0시에는 일본이 크로아티아와 16강전을 벌인다. 여기서 이긴 팀이 한국-브라질전 승자의 상대가 된다. 어쩌면 8강에서 한일전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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