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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선의 시스루] '재벌집 막내아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상상

[리뷰] JTBC 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송중기, 신현빈, 이성민 주연

미래를 아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복수극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 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 사진=JTBC




'재벌집 막내아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6.1%(이하 닐슨코리아/전국 유료 기준)로 시작해 3회 만에 10%를 돌파한 작품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청자들의 상상을 실현한 소재부터 복수극의 카타르시스, 배우들의 열연까지 '재벌집 막내아들'의 시작은 순조롭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연출 정대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가 재벌 순양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오너 일가의 지시라면 거절도, 질문도, 판단도 하지 않는 충성스러운 윤현우. 해외에 숨겨진 자산을 순양에 귀속시키라는 임무를 받고 처리하던 중 납치돼 죽음을 맞이한다. 절벽에 떨어지는 순간, 눈을 떠보니 1987년 서울이다. 그것도 순양가 막내아들 진도준의 몸으로 들어가 있다. 윤현우는 자신을 죽인 순양가의 일원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기꺼이 진도준으로 살아간다.

윤현우의 가장 큰 무기는 미래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 할아버지인 순양 그룹 회장 진양철(이성민)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대통령이 될 사람에게 대선자금을 건네라고 조언하고, 비행기 폭파 사고에서 진양철을 구한다. 보상으로 진양철로부터 아무것도 없는 분당 땅을 받는데, 몇 년 후 분당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어마어마한 이익을 내기도 한다. 후계자를 걱정하던 진양철이 진도준을 마음에 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미래를 알고 움직이는 주인공 캐릭터는 매력적이다. 누구나 한 번쯤 잠자리에 들기 전, 과거에 떨어져 미래를 보는 능력을 발휘하는 상상을 한다. '재벌가의 자제로 태어난다면? 미래를 모두 기억한 채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상상하고,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을 거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런 상상을 재현해 시청자들을 대리만족하게 만든다. 미래를 안다는 건 엄청난 권력으로 어린 진도준이 나이 많은 권력층을 상대로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모습은 카타라시스를 자아낼 정도다.

복수극이 주는 쾌감도 강렬하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윤현우는 진도준의 몸을 이용해 순양가를 집어삼킬 야망을 표하는데, 자신을 무시했던 순양가 사람들을 하나씩 뛰어넘는 모습을 보인다. 순양의 후계자로 낙점된 진영기(윤제문)를 흔들기 위해 뒤에서 몰래 외국 투자회사를 이용한다. 또 진영기의 아들 진성준(김남희)의 비행을 고발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도 한다. 3회 말미, 본격적인 야욕을 드러낸 진도준이 앞으로 어떻게 복수를 진행할지 지켜볼 만하다.

속도감 있는 전개는 복수극의 쾌감에 몰입도를 더한다. 3회 만에 윤현우의 억울한 죽음부터 진도준 몸으로 회귀, 성장, 그리고 복수의 가닥이 잡혔다.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주 3회 방송이라는 파격 편성에 탄력받아 쾌속 질주한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윤현우는 복수와 순양가를 집어삼킬 욕망, 진양철은 자신이 키운 순양을 적합한 후계자에게 주고 싶은 욕망, 서민영(신현빈)은 순양을 집요하게 추적하고자 하는 욕망, 진영기와 진성준은 장자의 특권을 지키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욕망은 강렬하고,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든다.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펼쳐질 감정의 대립은 작품을 보는 묘미다.

배우들의 호연도 작품의 재미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1인 2역을 맡은 송중기는 냉철한 윤현우의 모습부터 천진난만한 진도준까지 정반대의 두 얼굴을 그린다. 재벌가 오너로 변신한 이성민은 절대 권력의 중심에 있는 만큼, 뜨겁고 묵직하다. 그는 순양을 끌고 가는 진양철처럼, 작품을 끌고 가면서 극에 무게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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