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제작진은 집과 사람, 공간과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자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집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고 합니다. 타인의 집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래서 재밌습니다”
‘EBS 건축탐구 집’을 담당하고 있는 추덕담 PD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이 같이 소개했다. 매주 화요일 밤에 찾아오는 건축탐구 집은 2019년 봄부터 방송을 시작해, 현재까지 200여 편을 방송했다. 방송에서 소개되는 집들은 건축가들의 추천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등을 통해 출연 신청도 받는다.
추 PD는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집들은 건축적으로 소개할 만한 요소가 있는지, 집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취재진이 직접 답사까지 마치고 나서 방송의 취지에 맞는 집과 사람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방송시간 50분 동안 2채의 집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도시 안에서 자신의 공간을 녹인 건축물에 시청자들이 관심이 많다고 한다. 추 PD는 “일상을 포기하지 않고도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송들을 특히 시청자들이 좋아한다"며 "텃밭과 함께 누릴 수 있는 농막, 캠핑용으로 쓸 수 있는 이동식 주택, 5도2촌(5都2村·닷새는 도시에서 일하고 주말 이틀은 시골에서 보낸다는 뜻)용 농가 리모델링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연 속에 있는 독특한 집, 촌집 폐가 등을 리모델링한 집 등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20년부터 ‘건축탐구 집’의 CP(책임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추 PD는 1994년 EBS 입사 후 ‘명의’, ‘다큐프라임’ 등 다큐멘터리를 성공적으로 제작했다. 이런 경험을 살려 그는 건축이라는 딱딱할 수 있는 소재를 일반 시청자들에게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건축문화 진흥에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든 집이 아니라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집을 건축하고, 이 건축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건축문화를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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