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 창밖 도로로 담배꽁초를 던진 앞차 운전자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공익 신고한 운전자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담배꽁초를 무단 투기한 운전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아 누리꾼들의 공분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차에서 담배꽁초 버리는 것 촬영해서 신고했더니 경찰은 오히려 운전 중에 휴대폰을 사용한 제게 과태료를 물리겠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지난 5월 12일 오전 11시경 정체된 한 도로에서 앞차 운전자가 담배꽁초를 무단 투기하는 모습이 담겼다.
제보자 A씨는 이를 촬영해 안전신문고 공익신고란에 접수했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에 따르면 담배꽁초, 껌, 휴지, 쓰레기 등을 함부로 아무 곳에나 버린 사람은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받는다. 우리 도로교통법 제68조도 도로 위 담배꽁초 투기에 대해 범칙금 5만 원과 벌점 10점을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A씨는 ‘불수용’ 통지를 받았다. 신고 영상에 날짜와 시간이 보이지 않아 처리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오히려 A씨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과태료 7만원을 물게 됐다.
A씨는 “아직 과태료를 내지 않고 있는데 내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한문철 변호사는 먼저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은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2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 대상이자 범죄”라고 짚었다.
이어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을 설명하면서 “운전자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지만, △정지했을 때 △긴급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을 때 △각종 범죄 및 재해 신고 등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등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범죄’ 신고에는 중범죄뿐 아니라 담배꽁초 투기같은 경범죄도 해당한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A 씨의 과태료 처분에 대해 “경찰서에서 ‘흐르는 시간이 없어서 처벌 못 한다. 우리 경찰서 지침이 그래요’라고 말하면 이해가 된다”면서도 “신고할 때 휴대전화 사용했다고 과태료 부과하겠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차는 시간이 안 적혀 있어서 안 된다면서 왜 A씨에게는 누가 찍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데 과태료를 부과하냐. 담배꽁초 버리다가 불날 수도 있다. 공익 차원에서 신고했는데 이건 좀 아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위반하는 사람보다 신고하는 사람을 더 괴롭힌다”, “경찰을 대신해 국민들이 일해주는데 융통성이 하나도 없다”, “경찰들이 이렇게 법에 무지하니 국민이 경찰의 법 집행을 신뢰하지 못한다” 등 댓글을 달며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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